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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보다 무서운 사납금"…마스크 미착용 승차거부 하라뇨
  • 유정미 기자
  • 승인 2020.05.2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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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한 택시기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가운데 22일 오후 인천시 서구 택시업체 신광기업에서 한 관계자가 택시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신광기업은 방역작업을 철저히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택시를 이용해 달라고 호소했다. 2020.5.22/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하루 12시간 운전해서 한 달에 30만~50만원을 번다고 말하면 믿겠어요?"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에서 만난 택시기사 김흥만씨(가명·67)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승객 수가 크게 줄었지만 회사에 내야할 사납금을 줄지 않아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했다.

하루 뒤인 26일부터 택시·버스·철도의 운송사업자 및 운송종사자는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탑승을 거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매출 감소에 허덕이는 택시기사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포털에 코로나19 상황에서 택시 사납금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게시글이 올라와있다 © 뉴스1(네이버 갈무리)


◇택시 80% 불법 사납금…"굶어 죽는데 어찌 승객 내리라 하나"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상대하는 택시기사는 코로나19 감염 및 전파 가능성이 높은 직업군이다. 이때까지 택시기사 총 12명, 버스기사 총 9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된 바 있다.

하지만 택시기사들은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기 힘들다고 말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감소와 사납금 부담 때문이다. 김씨는 "코로나19 전과 비교했을 때 승객 수가 30~40% 줄었다"고 전했다.

올해 1월1일부터 택시 사납금제의 병폐를 보완하기 위한 택시 월급제가 시행됐다. 지난해 '타다 사태'로 택시업계의 어려움도 함께 조명되면서 제도가 일부 개선된 영향이다.

하지만 대부분 택시회사는 아직 사납금제를 유지하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에 따르면 80% 달하는 택시회사들은 현재 사납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는 서울 기준 평균 사납금은 하루 17만~18만원 수준이라고 밝혔다. 한 달에 20일만 운행하더라도 340만~360만원을 내야 한다. 사납금을 맞춰 내지 못하면 택시기사가 급여에서 가불해 지급하는 경우도 있다.

이삼형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정책위원장은 "전염병 예방을 위한 마스크 착용을 찬성한다"면서도 "당장 굶어 죽게 생겼는데 승객을 어떻게 내리라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택시 사업주들이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면서 월급제 도입을 미루는데, 이는 결국 고통을 노동자들에게만 전가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5일 광주 전남대학교 후문 버스승강장에서 북구청 안전총괄과 직원들이 '대중교통 이용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입니다' 라는 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부착하고 있다. 정부는 전국 버스·택시·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승객이 마스크를 쓰지 않을 경우 탑승을 제한하는 방안을 26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광주북구 제공)2020.5.25/뉴스1 © News1 황희규 기자


◇"버스기사는 乙인데…승객과 시비 붙으면 어떻게 하라고"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탑승을 거부하기 힘든 것은 버스기사들도 마찬가지다. 서비스업 종사자인 버스기사가 마스크 미착용 승객의 하차를 지시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홍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민주버스본부장은 "버스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시민들의 이동권이 상충하는 문제"라며 "현장 의견 수렴이 부족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승차거부를 하면 시비가 붙을 것이고 버스기사가 승객을 고발하기도 어렵다. 또 버스에 타고나서 벗는 것은 어떻게 관리한단 말인가"라며 "버스기사는 을인데 승차거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동상이몽'"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노조 관계자는 "마스크 미착용 승객으로부터 버스 노동자들도 코로나 감염을 예방할 수 있도록 한 조치"라며 정부의 새 정책을 환영했다.

◇버스·택시기사, 승객 모두 마스크 필수…"잊지 말고 챙기세요"

버스·택시·철도는 정당한 사유 없이 승차거부를 할 수 없지만 26일부터 마스크 미착용 승객에 대해서는 승차를 거부하더라도 사업정지 및 과태료 등과 같은 처분이 한시적으로 면제된다.

버스나 택시에서는 운송 사업자와 운수 종사자가 먼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해당 지역의 여건을 고려해 시·도지사가 개선조치를 내릴 방침이다.

이에 따라 택시·버스를 운행하는 운수 종사자나 이들 교통수단을 이용해 이동하려는 시민들은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를 미처 챙기지 못한 경우에는 운행 및 이동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최근 날씨가 더워지면서 일부 버스와 택시 승객, 운전자 중에서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으나 현행 법령상 이를 강제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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