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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과 소멸의 서사展 전시소개5.29-6.5 김태규 작가의 첫 개인전, 조형언어에 큰 획을 긋는 변화를 시도
  • 박수인 기자
  • 승인 2019.05.28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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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몸이 ‘영혼’을 담은 그릇이라면 건축물은 인간의 ‘삶’을 담은 그릇이라 할 것이다. 그것은 삶이 그러하듯 때로는 으리으리한 욕망의 모습을 띠기도 하고, 나직한 겸손의 모습을 띠기도 한다.

길든 짧든 시간이 흘러 ‘쓰임’을 다하고 나면 뜯겨져 없어지거나 새로운 삶을 담아낼 그릇(건축물)으로 리노베이션(renovation)되어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재구성되기도 하는 것이 건축물이다. 이렇듯 짓고 부수는 극과 극을 반복하는 건축물의 운명은 생태적 관점에서 보면 지극히 순리적이다.

생성되고 소멸되기를 거듭하는 우주만물의 순리, 그 반복과 연속 사이에 존재하는 시간, 그 안에서 이뤄지는 진화와 성장이라는 주제는 작가에게 충분히 유의미한 사유(思惟)대상이 될 만하겠다. 생성과 소멸이 반복되는 극단의 건축현장에서 일어나는 육중한 움직임과 짓이겨지고 쪼개지는 굉음들, 앙상하게 드러난 철골과 콘크리트 몰골들은 어쩌면 생성에 수반되는 통증이라 할 것이지만 정작 김태규 작가를 일깨운 건 이 거친 움직임과 소리와 몰골이었을 것이다.

작가 김태규가 붙잡고 있는 화두(話頭)는 건축현장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기록이다. 인간의 삶을 건축현장에 투영하고 거기에서 의미를 찾는 김태규는 늦깎이로 그림을 시작한 여성이다. 매우 거칠고 역동적인, 그러나 온건한 색체들이 겹쳐진 그의 작품에는 작가의 노동이 짙게 묻어난다.

끊임없이 바르고 칠해서 두터워진 화면이 이를 증명한다. 추상표현주의 형식을 띤 그의 작품은 뾰쪽하고 앙칼진 형태를 띤 건축 재료들이 비정형의 이미지로 묘사되기도 하고, 부셔져 나간 벽과 기둥의 괴기스러운 형태가 거칠고 무겁게 표현되기도 한다.

그의 작품에는 인간의 욕망과 그 안에 똬리를 튼 실존의 문제들을 담고 있다. 또한 현시대의 난제로 떠오른 인구감소의 문제가 거기에 있고, 남개발(濫開發)의 문제, 부(富)의 쏠림과 과시, 환경의 문제, 삶의 거푸집으로써 곤고히 하려는 인간 정서의 문제가 내재되어있다. 그는 늘 생각한다. “소멸되는 것은 생성을 염원하고 생성은 또한 소멸되는 운명을 맞게 된다.”

김태규 작가로서는 첫 개인전이 되는 이번 전시를 앞두고 그가 천착해온 조형언어에 큰 획을 긋는 변화를 시도했다. 페인팅이 된 작품 틀에다가 건축현장 이미지 컷을 거친 망점으로 확대한 또 하나의 틀을 덧붙인 것이다. 두 개의 틀이 하나의 작품으로 조합된 그의 작품은 이미지 확장의 측면, 소통의 확대 측면에서 매우 획기적이다.

작가는 사유를 통해 작품의 주제를 정하게 되고 정해진 주제를 어떤 조형언어로 표현할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현대적 조형언어의 특성은 의미는 깊되 소통방식은 쉬워야 한다. 김태규는 나이와 관계없이 어쩌면 화단에 첫걸음을 내딛는 작가다. 그를 작가로서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초대한 기획자로써 이 당부를 하고 싶다. “전시란 작가 바깥으로 작품을 내보내는 것이다. 이때부터 작품은 ‘공공재’가 되는 것이고, 작가는 ‘공인’이 되는 것이다.”

글 정요섭

미술세계 편집주간 · 문화비평

박수인 기자  playtime1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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